Lu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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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엘사] A Frozen Frost 8-5 D&D (nov)




사위가 조용하다. 엘사가 물끄러미 잭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하지 않으려는 듯. 엘사의 작은 입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인데, 나이답지 않은 모습들이 자꾸 잭의 눈에 밟혔다. 이런 엘사의 성격 역시 제가 만들어낸 거라고, 잭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잭.”
“응.”

잭이 살포시 웃어 주었다.

“그, 힘 말이야.”
“응.”
“그거, 잭이 갖고 있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거랑 똑같은 거 맞지?”

한 문장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잠시 쉬었다가, 머리를 굴려 단어를 완성하고. 지우고. 완성하고. 겨우 문장 하나를 완성했다.

“응, 맞아.”

잭이 손에 힘을 주었다. 목소리가 떨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입 밖으로 나온 목소리는 전혀 떨리지 않고, 담담하게 느껴졌다.

“이거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지?”

엘사의 표정이 처연하다. 잭이 심어놓은 힘은 이미 엘사와 완벽히 융합되었다. 엘사가 죽지 않는 이상. 힘은 없어지지 않을 거다.

“응.”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했었다. 그렇기에 잭은 엘사를 속이지 않았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성 안에는 아무도 없다. 성 안은, 상대방의 미약한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분명 일반인이라면 온 몸을 덜덜 떨었을 냉기 속에서도 둘은 담담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둘의 대화는 대부분, 엘사가 잭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잭이 답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정말로 사람이 아닌 거야?”
“응. 정말로.”

잭의 웃음이 적당히 애달프다. 잭의 어깨를 덮고 있는 낡은, 갈색 망토가 엘사의 눈에 들어온다. 옷에 서리가 껴 있다. 그가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되고, 그가 사람이 아니라 ‘잭 프로스트’라는 하나의 존재로 인식이 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럼 잭. 난 너랑 똑같은 거야?”

잭이 고개를 저었다.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을 뿐 둘은 다른 존재다.

“아니야, 엘사.”

잭의 눈이 애달픔을 넘어서, 구슬프다. 잭이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단아하게 묶인 엘사의 머리칼 안쪽으로 그의 차가운 손이 들어가고, 그대로 잭의 두 팔이 단단히 엘사를 묶어, 그녀를 안아주었다.

“엘사, 너는 사람이야.”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태어난 소중한 존재야.
엘사가 눈을 감았다. 얼음 성과 얼음 성 안, 잭의 품이 기분이 좋을 정도로 따듯했다.



다행히, ‘그녀는 왜 힘이 생겼는지.’ 잭에게 묻지 않았다.








*

8편은 여기서 끝. :)
감기가 생각보다 오래 가서 ㅜ 연재 텀이 길어졌어요.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시기 바래요~~~~


[잭엘사] A Frozen Frost 8-4 D&D (nov)



“잭.”


엘사가 잭을 불렀다. 호수 한 가운데를 기점으로 원을 그리며 하늘을 바라보던 엘사가 잠시 자리에 멈춰 서서,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에 응수 해, 잭도 엘사를 내려다보았다.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엘사가 미간을 좁혔다. 작은 얼굴이 살짝 구겨지자, 잭이 아이답지 않은 표정에 웃으며 엘사의 이마에 검지를 대고. 꾹꾹 눌러 주었다. 엘사가 하지 말라고 부루퉁하게 말했지만 잭은 엘사의 표정이 풀어질 때 까지 똑같은 행동을 몇 번 반복했다.
우웅, 주변이 울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엘사가 서 있는 땅이 흔들거렸다. 깜짝 놀란 엘사가 잭의 손을 세게 붙잡고 넘어지지 않도록 다리에 힘을 줬다. 잭이 소리 내어 웃으며 자신의 가슴 정도에 머리가 닿는, 꼬마 엘사를 제 품으로 끌어 당겨. 엘사가 넘어지지 않도록 그녀를 안아 주었다. 갑작스런 잭의 행동에 엘사가 놀랄 틈도 없이, 잭과 엘사의 주변에. 얼음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투명한 기둥이 일어나고 햇빛이 반사되는 유리와 같은 지붕이 허공에서 생겨나 기둥과 벽 끝 부분을 덮었다. 잭의 품 안에서 눈을 꼭 감고 있던 엘사가 호기심에 고개를 올렸을 때. 그녀와 같이 하늘을 올려보는 잭의 턱 끝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동반한 얼어버린 성이 눈에 들어온다.

얼음 곳곳에는 잭이 만드는 서리와 같이, 빛처럼 반짝이는 얼음 잎사귀가 새겨져 있었다. 완연한 봄이었던 아렌델의 한 가운데에서 그녀는 겨울을 보았고, 겨울을 장식하는 서리를 보았다. 모든 흔들림과 모든 소리가 한 순간에 멈췄다. 엘사의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귀가 먹먹해지도록 돌리는. 그녀의 작은 숨소리 뿐.


“엘사.”


잭이 제 품에 안겨 있는 엘사를 내려다보았다. 파란 눈망울이 한껏 진중해져있어, 잭 프로스트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이제 물어봐도 돼.”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 조용한 얼음 성 안에서 오직 둘 만이 대화할 수 있고 어쩌면 저주일지도 모를 힘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

미안해라는 말이 입안에 꾸물꾸물 뭉쳐 잭을 괴롭히겠지만,
말 할 수 없다.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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