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조용하다. 엘사가 물끄러미 잭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하지 않으려는 듯. 엘사의 작은 입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인데, 나이답지 않은 모습들이 자꾸 잭의 눈에 밟혔다. 이런 엘사의 성격 역시 제가 만들어낸 거라고, 잭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잭.”
“응.”
잭이 살포시 웃어 주었다.
“그, 힘 말이야.”
“응.”
“그거, 잭이 갖고 있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거랑 똑같은 거 맞지?”
한 문장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잠시 쉬었다가, 머리를 굴려 단어를 완성하고. 지우고. 완성하고. 겨우 문장 하나를 완성했다.
“응, 맞아.”
잭이 손에 힘을 주었다. 목소리가 떨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입 밖으로 나온 목소리는 전혀 떨리지 않고, 담담하게 느껴졌다.
“이거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지?”
엘사의 표정이 처연하다. 잭이 심어놓은 힘은 이미 엘사와 완벽히 융합되었다. 엘사가 죽지 않는 이상. 힘은 없어지지 않을 거다.
“응.”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했었다. 그렇기에 잭은 엘사를 속이지 않았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성 안에는 아무도 없다. 성 안은, 상대방의 미약한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분명 일반인이라면 온 몸을 덜덜 떨었을 냉기 속에서도 둘은 담담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둘의 대화는 대부분, 엘사가 잭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잭이 답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정말로 사람이 아닌 거야?”
“응. 정말로.”
잭의 웃음이 적당히 애달프다. 잭의 어깨를 덮고 있는 낡은, 갈색 망토가 엘사의 눈에 들어온다. 옷에 서리가 껴 있다. 그가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되고, 그가 사람이 아니라 ‘잭 프로스트’라는 하나의 존재로 인식이 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럼 잭. 난 너랑 똑같은 거야?”
잭이 고개를 저었다.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을 뿐 둘은 다른 존재다.
“아니야, 엘사.”
잭의 눈이 애달픔을 넘어서, 구슬프다. 잭이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단아하게 묶인 엘사의 머리칼 안쪽으로 그의 차가운 손이 들어가고, 그대로 잭의 두 팔이 단단히 엘사를 묶어, 그녀를 안아주었다.
“엘사, 너는 사람이야.”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태어난 소중한 존재야.
엘사가 눈을 감았다. 얼음 성과 얼음 성 안, 잭의 품이 기분이 좋을 정도로 따듯했다.
다행히, ‘그녀는 왜 힘이 생겼는지.’ 잭에게 묻지 않았다.
*
8편은 여기서 끝. :)
감기가 생각보다 오래 가서 ㅜ 연재 텀이 길어졌어요.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시기 바래요~~~~


최근 덧글